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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한라그룹 창립 55주년 정몽원 회장 기념사

한라그룹  |  2017-09-29  |  조회수 : 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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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젊은 한라를 만듭시다


한라그룹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올 여름 참 무더웠는데, 어느덧 요즘은 기분 좋은 공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 주가 추석입니다. 이틀 전에 설악산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 모습이 뉴스에 나왔습니다. 들판 색깔도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습니다. 수확과 결실에 대한 기대와 즐거움으로 가득 찬 모습이 참 보기가 좋습니다.
올 해는 한라그룹 창립 5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라의 지난 여정을 뒤돌아 보면, 한마디로 열정과 고난, 좌절 그리고 희망, 환희로 채워진 굴곡의 역사였습니다. 그럼에도 한라그룹은 성장을 지속해왔습니다. 우리의 주력사업 중 건설부문은 비록 부침이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으며, 자동차부문도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견실한 성장을 이어왔습니다. 오늘도 새롭게 계속 쓰여지고 있는 한라의 역사에서 우리는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회사와 함께 하시는 임직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올해는 제가 그룹 회장 취임 2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려움은 물론이고 많은 후회와 아쉬움이 있었지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혜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담담함과 내성도 얻었습니다. 그리고 죄송함과 감사함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제 인생에 큰 전기가 되었습니다. 불평과 푸념이 죄는 아니고 아주 해롭지만은 않아 보이지만 우리 마음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즉 우리가 얼마나 교만한지를 보여줍니다. 흠 없는 순전한 삶을 살자면 불평과 푸념 대신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된다고 항상 되새기고 다짐합니다.

작년 연말부터 임직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좀 더 내용있고 실속 있는 55주년 행사를 검토하였습니다. 함께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고민을 했으며, 5년전의 50주년 행사와는 달리 직접 사업장을 찾아가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급변하는 대외환경으로 인해 많은 내부 논의 끝에 아쉽지만 다음에 기회를 갖기로 결정하였으며, 우선 창립 기념사를 통하여 새로운 Halla에 대하여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금부터는 다르게 하겠습니다.

먼저 우리의 현재 위치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건설업의 경우, 시공위주/주택사업편중/높은 부채비율 등 한국 건설 산업이 가지는 공통적 취약성 이외에도 정부정책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시장위축, 그리고 우리 내부의 확장지향 경영과 통합관리의 부재로 지난 수년간 엄청난 시련을 겪었습니다. ㈜한라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내실경영을 통해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실질적인 턴어라운드를 하여 영업이익도 7%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 한라의 주가를 보면 시장이 우리를 얼마나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건설회사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시공능력평가를 봐도 18위에 불과합니다. 끊임없는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설계를 통한 질적/양적 성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자동차부문도 국내외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의 제조업과 자동차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자동차산업은 기술과 트렌드가 급격히 변하면서 그 패러다임 자체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 안에서 우리의 경쟁자들은 강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큰 걸음으로 저만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핵/사드 문제, FTA 재협상 논의 등 대외 리스크에 더하여 국내적으로도 많은 변혁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직면한 위기 요인들은 나열하자면 열 가지도 넘습니다. 위기에 익숙한 저희들이지만 지금 상황은 참으로 겪어보지 못한 위기입니다.

존경하는 한라 임직원 여러분!
위기가 없는 것이 위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어려워도 1%라도 성장해야 한다는 기업의 존재가치와 사명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엄중한 위기감을 느끼는 동시에 그 위기를 통해 성장할 것을 다짐하고 계획해야 할 때입니다.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은 성장하지 못하고 결국 죽고 만다고 합니다. 사람이나 조직도 이와 같아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신진대사, 즉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합니다.


변화는 사람과 기업문화로부터 시작됩니다.

오늘의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What:목표와 실행전략)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가’(How)인데, 저는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과 ‘기업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개인과 조직이 ‘해야 한다’, ‘해야 되는구나’라고 스스로 공감을 해야, 즉 필요성과 당위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목표와 전략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공감대 형성이 ‘Why’에 해당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먼저 기민하고 민첩한(Agile) 조직과 기업문화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생각하는 Agile한 조직은 협력적이고(Collaborative), 창의적(Creative)이며, 개방(Open)되어 있고, 효율적(Efficient)이며, 그에 더해 경쟁자보다 더 빠르게(Speedier)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로 많은 노력과 지속적인 끈기/인내가 필요한 일입니다. 자동차 산업의 선두 주자인 골리앗 같은 독일업체들이나, 건설업의 10대 기업들과 경쟁하며 진정한 글로벌 업체가 되고,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고객대응, 제품개발/ 설계/ 견적 능력, 의사결정 등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Agile해져야 합니다.

또한 ‘사람’을 중시하고 육성해야 합니다. 저는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현금이나 설비, 기술이 아니라, 사람 즉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과, 무엇보다 리더들이 사람을 중시하는 마음, 특히 직원들의 성장에 각별히 신경 써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인재는 쓰는 것이 아니라 모신다는 생각으로 인재 중시 경영을 하겠습니다. 저는 제 업무시간의 50%를 인재와 기업문화와 관련된 일에 사용하려고 합니다.


변치 않고 지켜야 할 것은 한라그룹의 핵심가치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달라져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우리의 가치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한라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핵심가치입니다. 즉 정도경영/ 프론티어/ 합력의 마음가짐과 자세야말로 우리의 일상과 함께하는 중요한 기본이고 좌우명입니다.

‘정도경영’은 명예회장님의 제1의 핵심가치이며 우리가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또한 그룹을 운영함에 있어 대내외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관행이 지적되는 등 아직까지 부족함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도에서 벗어난 일이 지적되었을 때 흔히 나오는 말이 “오래된 관행”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의 수준은 점점 더 높아져 가고 있으며 관행이라는 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끊임없이 묻고 성찰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잘못된 관행을 끝까지 개선하고 근절하고자 하는 지속적인 실천과 위로부터의 모범, 그리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정도경영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The truth will set you free)라는 문구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당당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야말로 회사 운영의 기본이며, 우리가 추진하는 한라로의 ‘제대로’의 가장 중요한 정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프론티어 경영’은 개척정신, 도전정신이라는 뜻으로 명예회장님이 정하신 두 번째 핵심가치이며, 안타깝게도 우리가 명예회장님을 가장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1992년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하자, 명예회장님께서는 ‘중국대륙에 가서 크게 사업을 해보자’ 라며 중국 진출을 단행하셨고, 그 결단은 수많은 중국사업 성공으로 이어졌으며, 오늘날 우리그룹의 가장 중요한 Global 거점 중 하나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창원에서 발전설비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명예회장님께서 직원들에게 “여러분이 하는 일은 대한민국에서 어느 누구도 해보지 않은 처음 하는 일입니다. 두려움이 앞서지만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자부심과 도전정신으로 갑시다”라며 프런티어 정신을 강조하신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 우리 그룹의 프런티어 정신이 다소 위축되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큰 어려움을 겪다 보니 과감하지 못했고,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을 하다 보니 두려움이 앞섰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 궤도에 접어든 후에 조직이 관료화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안이한 문화가 스며든 것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격변하는 대내외 환경은 지금 우리에게 뉴 프런티어 정신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더욱 Global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신규사업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건설부문의 프론티어 경영은 해외사업과 New Business의 발굴과 성공이며, 자동차부문은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의 확보, 전기차 부품사업 진출, 새로운 사업을 위한 관련기업과의 협업, 그리고 항상 마음 속에 품어왔던 또 다른 부품사업의 진출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각 사의 자체적인 추진 조직 정비, 우수 인력 확보가 필요한 것은 물론 일하는 방식도 완전히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전임직원의 공감과 마음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한라로의 또 다른 한 축인 ‘미래로’의 모습이고, 이는 프런티어 정신의 구현인 것입니다.

‘합력’(Work Together)은 제가 정한 핵심가치입니다. 2008년 3월 만도를 되찾아 올 당시에 발표한 “Work together for the Good”(합력하여 선을 이루리라)이라는 글귀에서 비롯한 가치입니다. 우리가 과거에 선진 기업들을 빠르게 쫓아가고 있는 동안에는 소수의 리더들이 이끄는 일사불란한 경영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세상 일들이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져 갈수록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사라져갑니다. 전 세계가 연결된 세상에서 우리는 집단지성과 협력이 얼마나 큰 가치를 창출하는지 매일 목격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제품에 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일하는 방식이 기업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나누면 더 커지는 합력의 방식(Sharing)은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일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방식을 재점검하고 합력하는 형태로 일의 방식을 바꾼다면 당장은 힘들겠지만 효과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합력은 한라로의 ‘제대로’와 ‘미래로’ 모두에 적용되는 덕목입니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지금 상황은 모든 기업들에게 변화가 요구되는 때이며, 변화의 방법을 찾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할 때입니다.
또한 우리는 반드시 성장해야 합니다. 성장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모든 Resource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동원할 것입니다. 그 동안 우리 내부에서 귀하고 소중하게 여겼던 것도 Halla의 가치와 앞으로의 성장에 저해되는 것이라면 과감히 내려놓겠습니다. 기존 세대를 답습하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그룹이 55주년을 맞아 여러분과 함께 소통하고 나누는 자리를 앞으로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계절이 깊이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한라 임직원 여러분에게 건강과 행복이 더하기를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0월 1일
한라그룹 회장  정 몽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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